‘하루 1만 보 이상 걸어야 건강해진다’는 말은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1만 보’라는 기준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과연 1만 보라는 수치는 과학적인 근거로 건강의 기준이 된 것일까? ‘1만 보’는 1960년대 일본 업체의 ‘만보기’라는 계보기가 출시되면서 마케팅에 의해 초래된 기준으로,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
"하루 1만 보는 상술…7,500보면 충분해"미국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 연구팀이 평균 72세의 여성 1만7천여명의 움직임을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적어도 1만 보를 걸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학술지 ‘내과학회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하루 평균 4,400보를 걷는 군이 2,700보를 걷는 군에 비해 사망률이 41% 낮았으며, 많이 걸을수록 사망률이 반비례 해 낮아졌지만 7,500보 이상부터는 더 이상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꼭 1만 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올바른 자세로 걸어야 운동효과 있어"걷기 운동이 가져다 주는 건강상의 이점은 매우 다양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지속하다 보면 오히려 근육이 빠질 수도 있다. 걷기를 운동으로 하려면 자세에 주의를 기울여서 걸어야 한다.올바른 자세 : ① 등을 똑바로 펴고 목을 세운 후 턱은 살짝 당겨 전방 15m 정도 앞을 바라본다② 어깨와 팔은 자연스럽게 내리고 보폭에 맞춰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든다③ 아랫배와 엉덩이가 나오지 않도록 한다④ 발뒤꿈치가 바닥에 먼저 닿은 후 발바닥에 이어 발 앞부분 순으로 땅에 닿게 한다⑤ 충분히 호흡한다 (코로 들이마시기)올바른 자세와 더불어 보폭을 늘려 걷는다면 근력운동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근육의 양과 근 기능의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를 ‘근감소증’이라고 하며, 근감소증은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보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유산소운동인 걷기 운동은 근력운동과 병행해야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는데, 보폭을 10cm 넓혀 걷는 것만으로도 하체 근육의 양과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인터벌 걷기’,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앞서 언급한 ‘내과학회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얼마나 빨리 걷는 가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속보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면 운동효과를 극대화하고 심폐 기능을 끌어 올릴 수 있다.영국 의학 박사 마이클 모슬리(michael mosley)는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중년을 대상으로 걷기와 인터벌 걷기의 운동효과를 비교했다. 한 그룹에는 만보기를 주며 하루에 1만 보를 채우도록 했다. 다른 그룹은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하루에 10분씩 3회 걷도록 했는데, 이렇게 하면 하루 약 3,000보 2.4km 걷게 된다. 실험 결과, 하루 1만 보를 걷게 한 그룹은 참가자 중 60%만이 목표를 달성했다. 10분씩 3회 걷는 그룹은 상대적으로 쉽게 목표를 달성했으며 체력이 더욱 증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바쁜 일상생활 중에도 효과 볼 수 있는 ‘hiit’ 운동법인터벌 걷기의 원리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에 있다. hiit는 강도 높은 운동과 중간 휴식을 통하여 운동이 종료된 후에도 뇌에 계속 운동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운동이다. 일반적으로 고강도인터벌 운동은 운동선수의 체력증진 및 기능강화를 위한 운동법이다. 고강도인터벌 운동을 하면 산소 소비량을 향상시켜 심폐 기능이 향상되고, 단기간 체지방을 빠르게 연소시키는 동시에 근육량을 증가시켜 기초대사량을 높여 주며, 혈당을 낮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하이닥 운동상담 정운경 운동전문가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hiit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제 조건은 "강도를 꽤 많이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어설픈 강도가 아닌 숨이 헐떡이고 근육과 심폐가 충분히 자극을 받는 정도의 체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수"다. 우리 몸은 운동 시에 결핍되었던 산소를 휴식 시간 동안 보충하며 회복하는데, 이러한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epoc)’ 기간에는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 소모가 이뤄진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hiit의 운동효과는 18~24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48시간 이내에 반복하면 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몸으로 만들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운동상담 정운경 (운동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