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안녕하신가영(본명 백가영)이 혈액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올해 초부터 원인불명으로 아팠다는 그는 여러 검사를 통해 혈액암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혈액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암세포가 피를 타고 신체 곳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완치율은 꽤 높은 편이다. 상태에 따라 골수 이식 수술이나 국소적인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80% 이상 완치 가능하다. 혈액암은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므로, 혈액암이 우리 몸에 보내는 이상 신호를 잘 감지해야 한다.
혈관 타고 온몸에 퍼지는 악성 종양혈액암은 혈액을 구성하는 성분에 생긴 암을 말한다. 혈액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데, 골수는 골반뼈 안의 물렁뼈 사이사이에 존재한다. 여기에서는 가장 초기 세포인 조혈모세포부터 시작해서 여러 분화 단계를 거쳐 성숙한 혈액세포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분화된 세포들은 혈관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을 돌며 각자의 역할을 한다. 이때 조혈모세포 단계 또는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단계에서 세포가 어떤 손상을 받거나 유전적 변화로 인해 암세포로 변화하고, 암세포가 증식하면서 생기는 것이 혈액암이다. 대표적인 혈액암 종류로는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이 있다. 이 중 가장 환자가 많은 병은 림프종이다. 매년 약 4,000~5,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보통 60대부터 호발한다. 나이와 비례해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식은땀 흘리고 체중 감소하면 의심해야…혈액암이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흡연 △유전적 소인 △바이러스 감염 △방사선 조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면역결핍이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혈액암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중 초기 증상은 빈혈로 인한 피로, 안면 창백 등이 있고, 혈소판 감소로 인해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 잇몸 출혈 등이 나타나면서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병이 진행될수록 잇몸이 붓거나 간과 비중이 커질 수 있고, 오심 구토, 경련 및 뇌신경 마비, 월경 이상, 뇌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또한 수면 중 식은땀을 흘리는 것도 혈액암의 증상 중 하나이다. 수면 중 식은땀을 흘리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혈액암 환자의 약 30%가 잘 때 식은땀을 흘린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잘 때마다 옷과 베개가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린다면 혈액암을 의심해야 한다. 혈액암 세포는 이유 없이 염증 물질을 내보내는데, 이때 우리 몸의 면역 물질은 대응하는 과정에서 땀을 배출한다. 땀과 함께 온몸이 가려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액암 세포는 몸 여기저기 침투하는데, 피부밑에도 염증을 일으키면서 전신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워낙 다양한 증상을 지녔음에도, 혈액암 자가 진단은 쉽지 않다. 혈액암 중 림프종 정도에서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목이나 쇄골뼈, 겨드랑이 등의 림프절 크기를 확인하고, 별다른 통증 없이 2~3주 이상 계속 커지면 림프종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림프절이 커지는 원인은 혈액암이 아니어도 많기 때문에, 체중 감소(6개월 이상 이유 없이 계속 감소)와 같은 또 다른 증상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면 완치율 높아그렇다면 혈액암은 어떻게 발견할까.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간이나 비장이 커져 있는 상태에서 림프종을 발견하거나, 혈액검사에서 빈혈이나 비정상적인 백혈구들을 통해 알아차린다. 말초 혈액검사를 통해 발생이 의심되면 골수조직 생검을 통하여 진단한다. 골수 검사는 골반뼈 안에 있는 골수액을 바늘로 흡인하여 채취하는 검사로, 골반뼈 뒤쪽 가장자리 위쪽을 부분 마취 후 굵은 바늘로 찔러서 시행한다. 골수검사를 통해 현미경으로 암세포의 모양을 확인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릴 뿐만 아니라 골수검사에서 획득한 세포들을 이용해서 면역표현형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추가하여 위험도 분석, 치료 후 재발률 예측 등 예후 결정까지 진행할 수 있다. 하이닥 혈액종양내과 상담의사 박현민 원장(서울박내과의원)은 “혈액암 중 하나인 급성골수성 백혈병은 유도항암화학요법, 공고항암화학요법, 유지항암화학요법을 한 후에 골수이식을 하는 것이 완치의 정도”라고 밝히며, “젊을수록 골수이식을 통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더 적기에 완치 가능성이 높다. 항암치료 후에는 골수가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있고 면역력 역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되도록 날음식을 피하고 가공식보다는 자연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여 향후 면역과 골수세포의 저하기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혈액암이 발생하면 종류에 따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등을 시행한다. 한편, 혈액암 종류별 5년 생존율은 백혈병 60~80%, 악성림프종 60~90%, 다발성 골수종 1기 82%, 2기 62%, 3기 40% 정도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현민 원장 (서울박내과의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