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은 커피의 각성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의약품에도 카페인이 함유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종합감기약에 함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카페인은 어떤 역할을 할까 김지영 약사가 설명했다.
종합감기약은 감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성분들이 혼합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진통제 및 해열제 성분은 발열, 두통, 인후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고, 항히스타민제는 코막힘, 재채기, 결막염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감기약에 카페인을 넣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항히스타민제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로,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데 기여를 한다. 알레르기나 염증 반응에서는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반응을 완화해주지만, 동시에 히스타민의 각성 작용을 억제시켜 졸음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유발한다. 일부 감기약 제품은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잠이 오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 카페인을 넣는 것이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졸음을 방지하고 각성을 유도한다. 뇌가 활동을 많이 하면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신경세포의 활동이 저하되어 졸리게 느껴질 수 있다. 카페인은 생긴 구조가 아데노신과 비슷하여 신경세포 수용체에 아데노신을 대신하여 결합할 수 있다. 카페인이 아데노신 대신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세포의 작용이 방해 받지 않아 졸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또 카페인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린다. 도파민은 중추 흥분 작용을 하여 각성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감기에 걸리면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카페인은 이때 혈관 수축 작용을 하여 두통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카페인은 감기약의 부작용을 억제해주기도 하지만 감기약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도 한다.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에 약물 성분이 몸 속에 빠르게 전달되는데, 약 성분이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작용하면 감기 증상이 빠르게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카페인은 자극제이므로 밤에 복용할 경우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잘 쉬고 잘 자는 것이 특히 더 중요하다. 면역력을 증진시켜 몸이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녁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여 복용하도록 한다.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커피, 초콜릿, 녹차 등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을 피해야 한다. 자칫 하루 권고량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성인의 경우 하루에 400mg 이하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산부는 카페인 섭취량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에 카페인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태아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하루 권장량이 200~300mg 정도로 제한된다. 김지영 약사는 “약 사용 설명서나 포장에 적힌 함유량을 꼭 확인하여 안전하게 복용하길 바란다”며 설명을 마쳤다.
도움말 = 김지영 약사